[천자칼럼] 트위터의 파랑새

입력 2023-04-04 18:05   수정 2023-04-05 00:22

3일(현지시간) 트위터 웹페이지에서 파랑새 로고가 사라졌다. 대신 암호화폐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이 올라왔다.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(CEO)가 트위터의 로고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. 그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디지털 은행으로 바꾸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.

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기업명은 ‘짹짹거리다’ ‘지저귀다’란 의미다. 로고는 처음부터 파랑새였다. 초기엔 눈과 다리 등 세부적인 묘사가 있었지만 이후 수차례 바꿔 원색의 단순한 파랑새가 됐다. 로고 변경은 변곡점을 맞은 트위터의 역사를 보여준다.

이렇듯 로고 변천사를 통해 기업의 흥망성쇠와 철학을 읽을 수 있다. 대표적인 예가 애플이다. 1976년 초창기 애플 로고는 로고라기보다 한 폭의 그림이었다. 과학자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모습을 모티브로 했다는 설이 유력하다. ‘혁신’을 강조하는 애플의 초기 창업정신을 엿볼 수 있다.

애플은 1977년 지금과 비슷한 한 입 베어 문 사과 디자인의 로고를 선보였다. 다만 무지개색이었다. 당시 애플이 출시한 애플II가 최초의 컬러 모니터 PC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. 이후 1997년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뒤 색상을 단순화했다. ‘Simple is the best’를 강조하며 지독할 정도로 단순함을 추구한 잡스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.

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260여 년 역사의 연필 회사인 독일의 파버 카스텔은 1990년대 초 100년 전 썼던 로고를 재도입했다. 두 명의 기사가 연필로 된 마창을 겨루는 진녹색의 로고다. “품질에 올인하겠다”는 당시 기업 철학을 되새기기 위해서였다. 빈센트 반 고흐, 어니스트 헤밍웨이, 카를 라거펠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파버 카스텔의 연필을 즐겨 썼다. 지금도 문구 덕후들은 파버 카스텔 필기구를 사 모은다.

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는 155년, 세계 1위 케첩 브랜드 하인즈는 154년, 코카콜라는 136년,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은 127년간 로고를 유지했다. 레거시(전통)를 지키면서도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다.

전설리 논설위원 sljun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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